사쿠라바 카즈시. 많은 프라이드 선수들이 있었고 실력이 월등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그 선수들 틈에서 묘한 매력을 가지고 인기를 끌었던 선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름대로 익살적인 공격과 센스있는 포즈, 유머감각등을 두루 갗춘, 한 마디로 실력과 쇼맨쉽을 겸비한 선수였다. 그레이시가를 차례로 격파하면서 그레이시 킬러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런 사쿠라바가 정말이지 재기이 염려될 정도로 개맞듯이 맞은 경기가 있었는데 바로 반드레이 실바와의 경기였다. 보고 있는 내가 다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심하게 맞은 경기였다. 실바는 마치 묶어놓은 개를 잡듯이 사쿠라바를 가격했는데 이후 사쿠라바는 부진의 늪으로 빠져든다. 실버와의 두번째 경기도 역시 참혹했다.

그런 사쿠라바가 재기를 위해 다시 3번째 도전을 한 경기가 이번 경기다. 사쿠라바가 원해서 1라운드에 맞붙었다고 하는데, 결과는 역시 참혹했다. 반드레이 실바의 롱훅이 사쿠라바의 턱에 적중하면서 정신을 잃고 라운드에 쓰러졌다. 후일담이지만 사쿠라바는 당시 경기를 계속 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만큼 펀치의 위력이 대단했다. “턱에는 장사 없다. 인간이라면 턱을 맞으면 누구나 정신을 잃는다” 는 해설자의 말이 참 공감이 가는 순간이다.

언제 이고르 보브찬친복귀전이나 보고 싶은데…. 그도 KO패를 당했다니 역시 Pride의 무대는 넓고 격투사들은 무섭다. 타이슨도 이쪽을 기웃거리고 있다니 세기의 대결이 멀지 않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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