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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과를 베어 먹은 백설 공주 같은 그레이스

예전에 그 질리도록 긴 러닝타임으로 인해 야간 극장의 붐을 일으켰던 라스폰 트리에. 도그빌에서도 실험적 형식은 충격에 가깝도록 신기하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겠고, 도무지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처럼 뭔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참신하고 도전적으로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극한에 처해져 도무지 존엄이라던가 존경을 기대할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은 이미 지난 번에 본 엑스페리멘트에서 이미 처절하게 느꼈다. 파리대왕이나 배틀로얄에서도 이런 건 많이 봤다.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기는 하지만 난 영화와 현실은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아니 적어도 영화적 표현을 현실에 고대로 매치시키려는 등급위보다는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해야하나.

아뭏튼 영화의 완성도와 호오(好惡)에 무관하게 내가 정말 빠져든 것은 처연하리만치 아름다운 니콜 키드만의 자태다. 말그대로 우아한 그레이스역의 키드만은 심장이 떨리도록 아름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톰을 쏴죽이는 장면에서 그녀의 모습은 전율 그 자체다. 그 이유가 내가 그레이스에게 동화되어서, 위선과 거짓에 한방을 날린 것이 통쾌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물론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사실 그것과는 무관하게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정말로 아름다웠다. 사람을 죽이는 니콜 키드만(그레이스가 아니라)이 너무 아름답다. 살인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느껴서 너무 좋다. ‘니키타’에서도 이런 걸 느꼈던가? 생각해보려 했지만 너무 오랜 이야기다.

굳이 마무리에서 벌어지는 모녀간의 낯뜨거운 입씨름에 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다소 철부지처럼 비쳐지는 막판의 모습도… 트리에는 사람들에게 오만함에 관해 설교하면서도 자신의 오만함까지 돌 볼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이해한다. 나라도 그럴 것이다 은은한 달빛이 비친 아름다운 키드만의 앞에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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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sponses to “도그빌, 그리고 니콜 키드만”

  1. 김형석 Says:

    영화를 보려는 사람에게 한 가지 일러두자면.

    1. 웬만하면 밥을 먹고 보지 말것.
    2. 눈이 아픈 날 보지 말것.
    3. 술먹은 날 보지 말것.

  2. 김형석 Says:

    어떻게 그렇게 코가 오똑할 수 있는지….
    누군가가 수술의 결과라고 폄하한다고 해도 지금 같아서는 100% 무시…

  3. 바붕이 Says:

    음.. 어디선가의 평은 오만함의 극치라던데….

    아무래도 우주선의 휭휭날아다니고 로봇들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맞을듯싶구료….

  4. 김형석 Says:

    일단 형식 자체가 보는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있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듯하오. 그리고 마무리에서 그런 부분이 있고…

    그러나 마무리에서의 오만함은 어느정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영화 전체를 규정하기는 힘들다고 보오.

    편식은 몸에 안 좋다오. 골고루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을까 싶소만…

  5. 머무르기 Says:

    음, 좋은 영화.
    탐은 왜 이렇게 예쁜 여자를 떠났는지 모르겠네…

  6. 차차 Says:

    그러게..ㅡ,.ㅡ 탐이 왜 떠났징??? 이쁜게 다가 아니였나 보군…ㅋ

  7. 머무르기 Says:

    ㅎㅎㅎ
    프리네는 단지 아름답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죄를 용서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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