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엔틴 타란티노
November 8th, 2003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짓이 전혀 아닌 것 같다. 하루에 영화 두편이라니… 게다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와 함께 다른 영화를 본다는 것은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도대체 누가 저지를 만행이란 말이냐? 다행히도 깝스가 아주 아주 유쾌했기에 망정이지 만일 어제본 스위밍 풀이었다면 아마 난 미쳐버렸을 것이다.
킬빌은… 음.. 뭐랄까? 폭력의 미학이라고 해야하나? 팔다리가 잘리고 머리가 잘려나간 자리에서 피분수가 솟구쳐 오르고, 영화 내내 폭력만이 가득하다. 스타일은 물론 멋있다. 언젠가 본 ‘아들을 동반한 무사’에서처럼 폭력이 아름답기만 하다. 타란티노 같은 멋있는 감독은 대개 무엇을 해도 멋있긴 한데, 이번것도 기대치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독설과 냉소, 그리고 폭력… 누구는 서투른 오리엔탈리즘의 극치라는 표현으로 혐오감을 표현하긴 했지만, 글쎄…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라… 단정할 수가 없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신들은 동양무술의 신비에 혹한 모습보다는 그의 폭력을 좀더 과격하게(?) 혹은 보다 전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소품정도라고 하면, 이것도 좀 지나치겠지…?
그나저나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것은 우마 서먼이 아닐까? 심리묘사도, 고뇌에 찬 모습도 없는 단순히 칼만 휘두르는 모습이 이처럼 멋있다니, 굉장하다.
깝스는 정말 웃기다. 정말정말 웃기다. 마지막까지 웃기다. 결정적으로 그 웃음은 억지로 쥐어짜는 웃음이 아니라 아주 유쾌한 웃음이다. 아마 누구라도 영화를 보고나면 행복해질 것이다.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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