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 진달래
December 7th, 2003
기이한 일에 열변을 토하시는 어머니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데도 굳이 산에 오르신다기에 처음에는 그냥 하시는 말씀인줄로만 알았다. 산에서 한떨기(?) 진달래꽃을 꺽어오시기전까지는… ㅡ.ㅡㅋ
집에 들어서시자마자 아, 이런 엄동설한에도 진달래가 다 피었다시며 신기해하시길래 기념사진 한장 박자고 했더니만 자꾸 싫다신다. 너무 추워서 뒤집어 쓰신 손수건이 이상하신가 보다. 그래도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니 어정쩡하게 포즈를 잡으시는데 자꾸 웃음이 난다.
한겨울에 핀 진달래를 보며, 오는 길에 버스에서 들은 사패터널공사이야기가 오러랩된다. 아마 환경단체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공사 강행으로 분위기가 굳어졌나보다. 시대의 흐름이라면 결국 힘이 약한 자가 따르는 것이 약육강식의 법칙이겠지만, 그 씁쓸함은 찬바람만큼이나 에리다. 하지만 흐름을 거스르며 사는 놈이 여기 하나 있구나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다. 이 근거없는 여유로움… 미친 진달래, 미친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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