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아를 만나다.

May 3rd, 2004

오전 11시경부터 저녁 9시 정도까지 할당받은 구역(보통 30-40분이면 돌 수 있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할당분을 채우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두당 지불액을 높이기 위해, 도대아라는 말로 만만한 보행자에게 접근하는 대순진리회 포교(섭)자들. 따라가게 되면, 선천 후천이니 주역이니 하는 사이비 동양철학의 찌꺼기만 모아 잠시 주절대고(간혹 사주를 봐주기도 한다 — 물론 정식 사주추명학이 아니다) 결국은 상제님과 조상님들에게 보통 100만원 이상의 제사상을 차리는 것으로 개운할 수 있다고 미혹한다.

“도에 대해서 아세요?”의 준말이 바로 도대아이다.

– From no-smok

예전에 한번 길거리에서 포섭되어 근 20여분을 낭비하게 했던 도대아를 오늘 다시 만났다. 그날과 마찬가지로 비가 오는 날이고, “얼굴에 공덕이 많으시네요.” 동일한 멘트였다. 물론 오늘은 전혀 내 시간을 나눠줄 기분이 아니었기에 죄송합니다하고 슥 지나쳐 버렸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지금부터다. no-smok를 살펴보면 도대아들은 아무에게나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존재하고, 오늘 내가 그랬다는 것이 문제다.


도대아가 선호하는 대상

만만한 사람

“아니오”라는 말을 잘 못하게 생겼거나
완력이라고는 전혀 몰라 보이거나
성질 부려 본 적 없는 듯한 “쉬워 보이는 사람”

외모

옷이 별로 쌔끈하지 못하거나
너무 값 싸 보이거나(죠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매장에는 주눅이 들어서 함부로 못들어가는 원리)
외모나 헤어 스타일에 신경을 안쓴 듯 한 사람

걸음 걸이

땅이나 하늘만 쳐다 보거나
시선이 불안하거나(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며 걷는 등)
보통의 경우 30-40미터 전방 한 지점에 시선을 두고 그 쪽으로 마치 돌진하듯이 걸어가면(거기에 누가 돈을 떨었뜨렸다고 상정하면 효과적) 거의 붙잡지 않는다. 그 사람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집중력”과 “열의”의 기가 쉴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발 걸음이 무겁고 느리거나

도대아에게 내가 걸렸다는 것은 내 모습이 위의 조건에 어느정도 부합했다는 이야기. 뭔가 심각하고 과감한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도대아들은 바로 나 자신의 패션 상태에 대한 일시적 바로미터요, 자발적 패션 컨설턴트가 되어 주는 것 이라는 no-smok의 지적에 공감한다.

변화가 필요해~

2 Responses to “도대아를 만나다.”

  1. 바붕이 Says:

    헐.. 딱 내스타일이구료…. 된장… 이래서 우습게보이면 안되는것이구료… 세상착하게 살기도힘으오..ㅡ

  2. 차차 Says:

    므흐흐흐~~~ㅡ ㅡ;; 자기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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