悔恨

July 8th, 2005

내가 그토록 신경을 쓰며 애지중지하던 일이, 스팸메일정도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폄하되었다. 의도적으로 깍아내리는 것이 아님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웹을 모르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무지를 가장한 책임회피와 별것 아닌양 빈정되는 것이 화가 나는 것이다.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최악의 상황은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렸다. 계속되는 경고의 메세지를 단지 귀찮다는, 혹은 까다롭다는 이유로 스팸으로 치부해 버린 그 무신경이 놀라울 정도다.

막상 닥치고 보니 힘들게 꾸려온 과거의 모습들이 우습기만 하다. 그들이 보기에 나는 그저 때되면 귀찮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놈으로밖에는 비춰지지 않았을 것이다. 안그래도 지쳐 손대기 힘들었는데 우는 아이 뺨때린 격이다. 나도 편안해질 때가 된 것이다. 내게는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사실 무슨 거창한 일도 아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장미처럼 내 손길이 많이 갔기때문에 나에게 소중해져 버린 일이다.

어찌되었건 더운 여름날 농담따먹기하며 구걸할 생각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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