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July 23rd, 2005

대체적으로 나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단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공공의 이익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소수의 피해자가 존재한다. 엄밀히 말해 공공의 이익이란 그 소수를 제물로 쌓아올린 바벨탑에 불과하다. 도달할 수 없는 正義를 위한 끊없는 피해자의 생산. 피해자를 차치하고서라도 그 단어는 너무 정치적이다. 애초에 가치중립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 사회에서는 누가 사용하더라도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조선일보의 깡패짓도 역시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 권리를 목놓아 외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나는 이를 동음이의어라고 이해하고 있긴 하지만…-_-;;

그런 면에서 볼때 이번 사건은 그 엄청난 파장을 감안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좀 찜찜하다. 도청은 불법이지만, 도청된 테이프를 입수하는 과정은 합법적이다? 이런 논리가 국민의 알 권리라는 외피를 쓰고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리저리 떠오르는 생각은 많은데, 도무지 정리가 안된다. 아, 제길…. 머리 아픈 일은 질색이다. 깜빡할 뻔 했네, 난 이미 탈색된 인간인데….

어쨋건 자기가 만든 덫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꼴이다. 이런것을 부르는 전문용어가 있다. “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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