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할 수 없음.

March 9th, 2004

가슴속에 있는 말, 반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상황이 말을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뭔가 할 말이 있는데도 차마 입이 안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귀찮아서 그럴때도 있다. 점점 나이 먹으니 필요한 말만 하고 살아가리라 다짐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는 듯 싶기도 하다. 안 그래도 피곤한 삶을 더 피로하게 만들일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입안에서 뱅뱅도는 말을 주체할 수 없는 경우가 적어도 이제는 안생기리라 생각했는데, 더이상 열망은 나의 것이 아니리라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ㅡ,.ㅡ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있거라, 더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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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말 할 수 없음.”

  1. 차차 Says:

    누구든 다 그런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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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봄이야…

One Response to “우울해, 우울해, 우울해…”

  1. 차차 Says:

    ㅡ,.ㅡ;;; 봄을 타시는군요…대부분 남자들은 가을을 탄다던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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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뚫고 싶다.

March 4th, 2004

잃어버린 반지를 끼고 있던 손가락이 허전하다. 세수를 마치거나 나가려고 이것저것 챙길때 꼭 살펴보고 나서는, 아! 잃어버렸지…. 이러고 있다. 악세사리가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고작 할 수 있는 게 반지 뿐이었던 터라 그마저 없어져 버리고 나니 더 허전한 것 같다. 나도 이참에 오랜 숙원이었던 귀뚫기나 시도해 볼까? 남들의 시선따위, 내 나이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함이 빤히 보이는 터라 생각만 하고 있다. 참, 또 하고 싶은것. 문신. 동생과 술을 먹으며 왼쪽 어깨에 슈퍼맨 문신을 하기로 굳게 다짐했는데, 이것도 하고 싶다. 물론 문신은 실정법 위반이다… ㅡ,.ㅡ 날씨 따뜻해지고, 헛생각 많아지는 봄이 오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만 자꾸 생긴다. 걱정이다…

7 Responses to “귀 뚫고 싶다.”

  1. 차차 Says:

    -_-;;;; 훔….후훔…

  2. 김형석 Says:

    Why? Why?

  3. 차차 Says:

    ㅇㅇ???

  4. 김형석 Says:

    s( `へ’ )z

  5. 바붕이 Says:

    귀는 뚫지마시오….ㅡㅡ 그것도 어렸ㅇ늘때나 해보는거지… 나이들어서하면 주책이라오…ㅡ,,,,,,ㅡ

  6. 차차 Says:

    프히히~ `~’

  7. 김형석 Says:

    주책을 부리고 싶은 게지요… 더 늦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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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를 위하여

March 3rd, 2004

바닷물이 스르르 흘러 들어와
나를 몇개의 섬으로 만들다.
가라앉혀라,
내게 와 죄 짓지 않고 마을을 이룬 자들도
이유없이 뿔뿔이 떠나가거든도
시커먼 삼각파도를 치고
수평선 하나 걸리지 않게 흘러가거라,
흘러가거라, 모든 섬에서
막배가 끊어진다.

– 무인도를 위하여, 신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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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공주

March 2nd,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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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처음 보고 참 공주처럼 생겼구나 생각이 들었고, CF모델이라는 사실에 한번 더 유심히 보았다. 공주라는 선입견을 가져서인가, 왠지 기품있어 보인다.

그나저나 독도 이야기나 왕실의 명예같은 것도 물론 중요한 이야기겠지만, 이런건 참 씁쓸하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황실 재산이 국고로 환수된 뒤 집안에는 남은 게 아무 것도 없어요. 얼마 안 되는 자료라도 정리해 황실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습니다.”

캬~ 이승만 정권은 하라는 친일파 청산은 하지도 않고, 조선을 낼름 청산해 버렸구나…

3 Responses to “조선의 마지막 공주”

  1. 체리필터 Says:

    와_ 저여자가 공주_?

    뭔가 달리보이는군…-_-ㅋ

  2. 차차 Says:

    공주?? 왠 공주?? -_-?? 저사람이 공주라구용??

  3. 김형석 Says:

    이씨는 고종의 둘째아들 의친왕의 11남으로 ‘비둘기집’을 부른 가수 이석(李錫·63)씨의 무남독녀다. 이씨의 큰할아버지인 순종은 대를 잇지 못했고 작은할아버지 영친왕은 이방자(李方子) 여사와의 사이에 일본에 거주하는 이구(李玖)씨 등 아들 2명을 두었다. 이석씨 부녀가 국내에 거주하는 유일한 황손인 셈.

    관련기사를 읽어 BOA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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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절이라…

March 1st, 2004

카놋사의 굴욕.
중세 교황의 권위에 맞선 독일황제 하인리히 4세의 패배를 의미하는 사건. 하지만 역사에서 승리는 하인리히 4세의 것이었다. 그레고리우스 7세는 바로 그 4년후 하인리히에 의해 쫒겨난다. 서임권을 둘러싼 이 사건에서 만약 교황이 이겼다면 카놋사의 굴욕이 아니라 카놋사의 승리라고 기록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역사에 지지 않았기에 독립운동이라는 자랑스러운 기억을 가지게 되었다. 누구도 안중근 의사를 일컬어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는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폭탄테러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미국 중심의 이 세계가 변하지 않는이상,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은 오직 테러일 뿐이다. 이라크 민중의 목소리는 CNN의 생중계에 묻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물론 이라크 내부에서는 수많은 목소리가 서로 소리를 높이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상한 세력이 집권해 버렸지만….
하지만 이라크의 목소리는 아마 세계로 뻗어나오지는 못할 듯하다. 역사가 미국의 손에서 이라크로 넘어갈 일은 없을테니 말이다. 짐작컨데 미국의 역사가 끝나는 날은 세계의 시계가 멈추는 날이 아닐까?

오늘은 3월 1일. 삼일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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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나기

February 29th, 2004

대학 1학년때,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각 단대 학생회 사람들 다 알고 있었고, 총학에서 부터 계열사람들까지 정말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거웠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특별히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었다. 마치 삶의 목표가 사람을 남기는 것인양,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 사람들 속에서 즐거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니 부담이라기보다는 귀찮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계산기를 꺼내놓고 손익계산을 따져가며 사람을 만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사람들이 보여주는 전혀 의외의 대응에 실망과 분노도 많이 했고, 그런 것을 예측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또 내가 타인을 생각하는 것 만큼 다른 사람이 나를 고려해주지 않는 다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 따지고 보면 그 누구의 탓이 아니라 내가 부족해서 생기는 많은 문제들이었건만 이리저리 치이고 데이는 동안 점차 사람들이 귀찮아지기 시작한 듯하다. 다만 사람을 미워하지 않게 된 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 대학 1학년때로부터 10여년을 물러난 지금은 항상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다소 진부한 굴레에 갇혀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사람에 대한 실망을 하지 않으니 어쩌면 다행인건가? 비록 오해일지라도 내가 이미 마음의 심연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 1년에 한 번을 보더라도 반갑고 즐겁고 유쾌한 사람들. 특별하지는 않지만,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

2월의 마지막 날.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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