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투는 나의힘
January 29th, 2004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 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시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왠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빛을 잃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형도와 박찬옥은 시대와 장르의 간극을 뛰어넘어 내 가슴을 간지럽힌다…
여기에 은희경의 능글거림이 가세한다면 어떻게 될까?
“누군가를 애태우고 싶다. 누군가로 인해 애타고 싶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는 화려한 비탄이라도 있지만 이루어진 사랑은 이렇게 남루한 일상을 남길 뿐인가?”
— 은희경 단편소설 빈처 中
성격탓인가? 나는 신경숙의 청초함(물론 이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마땅한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공지영의 엄살보다 은희경의 능글거림이 훨씬 좋다.
아뭏튼 박찬옥, 기형도, 은희경. 도무지 융합할 수 없을 것 같은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묘한 삶의 이야기들이 갑자기 다가오는 저녁. 쓸쓸한 저녁.
4 Responses to “질투는 나의힘”
Leave a Reply
기억은…
January 28th, 2004
삭제가 불가능하다…. 오로지 덮어쓰기만이 가능할 뿐.
같은 이름의 화일이 이미 존재합니다. 덮어 쓰시겠습니까? (Y/n)
— Microsoft Windows 98 Message 中
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 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겠지.
무슨 일이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 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거야.
— 신경숙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中
5 Responses to “기억은…”
-
차차 Says:
January 29th, 2004 at 2004-01-29 | pm 04:53왠지 모르게 와닫는 말이네요….지울순 없고…덮어쓰는건가….?아픈일일수록…생각을많이하라…?그런건가…?
끙…..어려워……. -
체리필터 Says:
January 30th, 2004 at 2004-01-30 | am 07:59어렵고 힘든일은 고민하지 말고_피하지말고_
즐겨라_11
-
차차 Says:
January 30th, 2004 at 2004-01-30 | am 08:26그거 변태 아니요…?? -0- 버럭~!!! 어렵고 힘든걸 즐기라뉘……;;;;;;;
-
체리필터 Says:
January 31st, 2004 at 2004-01-31 | am 01:54고민만 하면 괜히 우울해지고 머리만 아푸자나_
차라리 그 고민거리를 즐겁게 해쳐나가는게 더 낫자나_ㅋ
고민은 고민으로만 남을뿐_아무런 해결책이 없자나_
-
김형석 Says:
January 31st, 2004 at 2004-01-31 | am 02:19체리냥의 팬으로서, 좋은 말씀 감사할 따름이오.
근데 아무리 봐도 참 독특한 문체의 소유자요..ㅋ~
Leave a Reply
소원성취
January 27th, 2004
소원성취 부적이란다. 부적이라…
사실 부적의 효과라는 것이 실제 부적의 영적인 기운에 의한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온통 부정하는 편은 아니지만, 부정을 하지 않는 것이 곧 긍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쨋건 자기 최면은 때때로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플라시보효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겠지.
문득 의식이 존재에 의해 규정된다는 명제와 의식의 주동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사람들과의 대립이 불현듯 떠오른다. 그 하얗던 사투의 밤들.
오늘의 상식 :
플라시보(Placebo,僞藥) : 어떤 약 속에 특정한 유효 성분이 들어 있는 것처럼 위장하여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
오늘의 주제 :
새해에는 꼭 소원성취하세요~
5 Responses to “소원성취”
-
김형석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pm 01:13진정한리더/난 누가 복을 한웅큼 안고 내 가슴속으로 걸어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ㅋ~
차차/엘스가 그래도 가장 예쁘니 겐짐해요~~
-
체리필터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2:14네네네_㉪
소원성취 합죠_★
-
진정한리더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2:36전 제 노력으로 꼭 성취할꺼에요! 🙂
-
차차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2:54자기 복은 자기가 만들기 마련~조은일 하면 언젠가는 복이 저절로 굴러들어올것임~!! ㅋㅋ
-
차차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7:50아 마따…린쥐 패치됐어용 ㅠ0ㅠ 엘스 망했다는…ㅠ.ㅠ
휴먼은 상간 없어서 조케따 ㅋ~정탄무개만 더 나감…
Leave a Reply
….
January 25th, 2004
원본의 대사가 무었이었을까? 정말 궁금해지는 패러디 그림… ㅋ~
10 Responses to “….”
-
김형석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pm 01:52ㅜ.ㅜ 뭐 아니라고 할 것 까지야….
-
김형석 Says:
January 27th, 2004 at 2004-01-27 | pm 03:08모범이라니… 감사합니다… 그런 말 처음 들었어요.. ㅜ.ㅜ
-
체리필터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2:16네_어려워요_㉪
-
진정한리더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2:38아뇨.. 아카이브 구성이나 옆의 메뉴.. 그리고 트랙백 모음 등등은 제가 부족했던 점들 ㅠ_ㅠ
-
차차 Says:
January 28th, 2004 at 2004-01-28 | am 02:52오 조니뎁 인터뷰….원츄~ -_-b
-
진정한리더 Says:
January 27th, 2004 at 2004-01-27 | pm 01:38답변 감사합니다.
경민님께 질문해서 알아봤더니..
db오류 맞군요.
복구 해주셨다고 합니다.
근데 조니뎁 글은 여전히 코멘트수4개에
1개만 ㅠ_ㅠ
김형석님 피머신은 아주 저에게 모범이 되는듯하네요.
음..역시 피머신은 역시 사용자 꾸미기 나름인..
템플릿 수정도 쉽고:)
앞으로 이런일 말고 자주 들릴께요. -
차차 Says:
January 26th, 2004 at 2004-01-26 | am 01:51-_-?;;;
-
無心 Says:
January 26th, 2004 at 2004-01-26 | am 07:15-_-;;; 리플
-
진정한리더 Says:
January 27th, 2004 at 2004-01-27 | am 04:32안녕하세요:)
같은 리스 계정에 피머신 쓰고있는 블로거 입니다.
질문이 하나 있어서요.
어젯밤 리스 계정이 잠시 접속이 안됐었는데..
그때 제 글이 다 사라졌었거든요..
여기도 마찬가지였고요.(제가 그때 들어와봤음)
근데 오늘 보니
제껀 코멘트가 모조리 사라져 있더군요 ㅠ_ㅠ
무슨 문제인지 아실까요?
여긴 코멘트가 다 살아있네요.. 다행히.. -
김형석 Says:
January 27th, 2004 at 2004-01-27 | pm 01:13어제 리스 서버의 접속 문제는 DB connection pool 로 인해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실제 DB를 사용하지 않는 페이지들은 이상이 없었습니다. 단순한 접속에러였기 때문에 테이블의 내용이 사라졌을리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혹시 테이블이 깨질 수도 있으니 관리자에게 문의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27일 오후10시) 방문해보니 코멘트가 붙어있네요. 단 마지막 글 바로 전 글에 총 코멘트 수는 4개인데 반해 1개의 코멘트만 등록이 되어 있군요… 🙁
해킹을 당한 이후로 서버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스니핑으로 인해 계정까지 모두 블록된 상태고… 관리자 분이 고생하시는 모습이 눈에 밟히는 듯 합니다.
참, 조니뎁의 인터뷰, 아주 좋더군요… 🙂
“나는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대해서,
뭔가를 하지 않았다고 후회하기 보다는
내가 한 일을 후회하는 쪽에 인생을 걸었다.
자신을 억제하며 어떤 일에도 쉽게 다가가지 않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인생은 딱 질색이다.”
Leave a Reply
열사가 전사에게
January 25th, 2004
꽃무더기 뿌려논 동지의 길을 피비린 전사의 못다한 길을
내 다시 살아 온대도 그길 가리라
그길 가다 피눈물 고여 바다된데도
싸우는 전사의 오늘 있는한
피눈물 갈라 흐르는 내길을 가리라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어제 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내가 그토록 투쟁하고 싶었던 내일
복수의 빛나는 총탄으로 이제 고인 눈물을 닦아다오
마침내 올려질 승리에 깃발 힘차게 펄럭여다오
벌써 일주일이나 지난 이야기. 그 일주일 동안 세상은 참 평온하게도 흘렀다.
내일은 좀더 밝은 세상에서 살기 위하여…
Leave a Reply
소통의 문제.
January 23rd, 2004
이야기 할 것. 이야기 할 것. 이야기 할 것.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사랑하는 모든 것은 날아가 버린다.
ps) 왠지 이런 내가 웃긴다. 항상 말로만 어쩌구 저쩌구…. 하. 하. 하. 하. 서글픈건가?
3 Responses to “소통의 문제.”
-
차차 Says:
January 25th, 2004 at 2004-01-25 | am 02:01좋네용……..
-
머무르기 Says:
January 25th, 2004 at 2004-01-25 | am 11:09역시 이런것은 어울리지 않는듯… 좀더 기발한것이 필요해 🙂
-
김형석 Says:
January 25th, 2004 at 2004-01-25 | pm 01:18아닌데… 나도 잘 뜯어보면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오… 버럭~ 하지만 약간 어색한 것도 사실… ㅋㅋ
Leave a Reply
통하였느냐?
January 23rd, 2004
고풍스러운 소품들과 아름다운 경관을 잔잔하게 비추어주는 화면은 참 이쁘다. 뭐 그뿐이다. 난 미쉘 파이퍼가 나오는 위험한 관계가 훨씬 마음에 든다. 별 이유는 없다. 오로지 미쉘 파이퍼가 나오므로…
아~ 그나저나 너무 피곤하다. 저녁 먹은게 체한 듯 해서 오랫만에 손가락 땃다. 까만 피가 나오더군. 어렷을 적 하던대로 발바닥에 문질렀다.
2 Responses to “통하였느냐?”
-
차차 Says:
January 24th, 2004 at 2004-01-24 | am 10:35한복 색감이 예술인듯…..ㅋ
January 29th, 2004 at 2004-01-29 | pm 02:26
써놓고 보니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0-;;
January 29th, 2004 at 2004-01-29 | pm 04:50
ㅋㅋ 제목이랑 옆에 말이 넘 웃겨용 >0<;;;;;;;;;;;;
January 30th, 2004 at 2004-01-30 | am 02:20
도대체 뭘?????
January 30th, 2004 at 2004-01-30 | am 07:58
저사람_잘한다는게 뭘까_¿
ㅋㅋㅋ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