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BLE CON ELLA
November 7th, 2003
참 매력적인 영화. 처음 한 30분 가량은 ‘몇시간이나 남았나’, 약간 지루해하며 보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아직 끝나면 안돼는데…’하는 초조함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억지로 울리거나 웃기려는 작위적인 감정의 흐름이 없이 잔잔한 물결이 마지막까지 변함없이 흐르는 영화다.
존재와 소멸, 고립과 소통의 끊임없는 변증법을 매력적인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수작이다. 그런데 도대체 음악의 정체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 브라질이나 남미쪽인거 같은데 딱 단정할 수 없다. 시끄러운 곳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의 한계인 것인가?
영화속에 삽입된 무성영화-아마도 페미니스트들은 분노를 표할지 모르겠지만- 의 의미를 곱씹으며, 마지막에 나온 알리샤와 마르코(marco y alyssa(?)라는 자막과 함께)의 새로운 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결말에 매우 행복했다.
‘이야기는 결국 엇갈린 사랑의 보사노바’ 라는 누군가의 평이 가슴에 절실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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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e
November 6th, 2003
뭐랄까~ 정말이지 B급 영화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일여자’. 단순히 캐스팅만을 놓고 보자면 어느 메이저급영화에도 뒤지지 않지만 극의 구성이라던가 줄거리는 대책없게 싸구려틱하다. 요즘은 TV단막극도 이처럼 엉성하게 만들지 않는다.
감동도 없고 멋도 없는 영화지만 니콜을 볼 수 있었기에 나름대로 행복했다. 쉬지않고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귀엽거나 호감이 가는 여배우들은 많겠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여배우는 별로 없다. ‘레이디 호크’의 미셸 파이퍼와 바로 니콜 키드만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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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November 5th, 2003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에 대한 어떤 기대나 그런 것이 있어서 본 것이 아니다. 나온지도 이제는 꽤 된 영화를 본 이유는 오직 진혜림이 나온다는 이유때문이다. – 무간도에서 의사로 나오는 바로 그 여자 말이다. 무간도에서 크게 중요한 비중도 아니었고 나오는 씬도 적었지만 왠지 그 인상이 기억에 오래도록 살아 있었다. 그 희미한 기억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일까? 그녀에 대한 호감도가 2%가량 떨어져 버렸다. 오히려 남자 주인공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더욱 호감이 가고, 남자인 내가 봐도 참 멋있었다. 일본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선이 얇고 가녀린 듯 하면서도 나름대로 분위기가 묻어난다.
그러나 영화에서 진정 아름다운 것은 진혜림도 유타카도 아닌 이탈리아다. 카메라 속에 담긴 이탈리아의 풍광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영원과 아름다움은 오직 이탈리아에서만 존재한다라고 말해도 아마 아무말 못하고 수긍해야만 될것처럼…
3 Responses to “냉정과 열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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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기 Says:
November 6th, 2003 at 2003-11-06 | pm 01:23교회 옥상에서 내려다본 황토빛의 지붕이 참 인상깊었다는…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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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 Says:
November 6th, 2003 at 2003-11-06 | pm 02:36나둥 보구싶당~ +_+ 영화보는거 디기 좋아하는데….
여즘은 우울해서 영화두 보러가기 싫다는…ㅋ~~ -
김형석 Says:
November 6th, 2003 at 2003-11-06 | pm 03:55우울한 날에는 “Everybody Famous” 를 추천합니다.
좀더 우울의 심연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아이다호”도 괜찮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중 한 편인데 요즘 릴되었더군요. 받아두긴 했지만 보진 않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좋은 영화 찾기가 힘들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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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레닌
November 5th, 2003
학벌이 곧 인생의 가치인 대한민국에서 바로 그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날 새벽에 ‘굿바이 레닌’을 보다.
영화평에서 읽었던 ‘배꼽잡는 에피소드’는 이상하게도 나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물론 우울한 코메디는 아니다. 그저 잔잔한 웃음과 사랑을 뼈속 깊이 전달해주는 영화다.
예고편에서 심심찮게 보았던 레닌의 동상이 헬기에 매달려 날아가는 장면은 실제로 보니 더욱 감동이었다. 인자해 보이는 미소의 레닌, 헬기의 요란한 소리속에서 멀어저가는 동상. 그속에서 묻어나오는 따뜻한 노스탤지어…
주인공이 어머니에게 선물한 이른바 ‘완벽한 사회주의’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꾸었는지.
2 Responses to “굿바이 레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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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기 Says:
November 6th, 2003 at 2003-11-06 | pm 01:25마져요. 어디에서도 배꼽잡을 만한 장면은 없지 않았나 싶은데… 아무리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평론가들의 배꼽은 좀 특이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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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Says:
November 6th, 2003 at 2003-11-06 | pm 03:56아마 열라 가벼운 배꼽을 가지고 있는 듯하오. 아니면 욜라 무감각하거나… ㅇ 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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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도 있다.
November 3rd, 2003
어디에서나 유닉스처럼 명령줄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씩은, 친구들과 피자헛에 가서 ./자선카드 –id=34XXXXXXX7 | ./order –extrema –cheese-crust-rich-gold –size=family –add-toping=cheese –pitcher=pepsi | ./pay –credit-card=44XX-XXXX-XXXX-XX17처럼 콘솔에 치면 10분 후에 피자가 나오는 그런 상상을 하곤 합니다.
–KLDP BBS 주제 “여러분은 왜 리눅스(유닉스)를 택했습니까” 의 댓글 中
신기하지 않은가?
3 Responses to “이런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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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기 Says:
November 3rd, 2003 at 2003-11-03 | pm 02:36rm -rf ./내인생 | touch ./newlife < money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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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Says:
November 4th, 2003 at 2003-11-04 | am 01:10그럼 이건 어떻소, 데뱐 스타일이라오… ㅋㅋ
# reconfigure mylife -
머무르기 Says:
November 4th, 2003 at 2003-11-04 | pm 02:11오늘 대장금에 올개쌀 나왔어요 ㅎㅎㅎ 근데 식객에서 본거랑은 약간 틀리네, 거기선 한 웅큼 집어먹고 침이 돌아야 그 고소한 맛이 나오는 거라던데…
암튼 덕분에 식객 잘 봤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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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야기
November 1st, 2003
친구가 한 놈 있다.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다시 고대 사회교육과로 편입해서 임용고시 두번인가 떨어진 놈이다. 그런데 작년인가 불평등한 가산점때문에 떨어졌다고 불합리한 법이니 뭐니 떠들더니 카페를 만들어 같은 문제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모아 가산점 문제를 가지고 소송을 걸었다.
사실 그후에 그 소식은 별로 듣지 못했는데 며칠 전 이놈아 딸, 이랑이 돌잔치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전국의 각 시.도 교육청이 교원 임용시험에서 해당지역 사범대 출신자에게 부여하는 가산점제가 부당한 차별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인천지법 행정부(재판장 권순일 부장판사)는 29일 권모(30)씨가 인천의 사범대출신자에게 준 가산점 때문에 임용시험에서 불합격했다며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원임용시험에 적용한 지역 가산점제도는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과 공직에 임명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능력주의와 기회 균등의 원칙을 선언한 교육공무원법에도 위배되는 만큼 교육청은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라”고 밝혔다.
또 “이 제도는 다른 지역 출신자가 교육공무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가산점 범위 내 점수차로 불합격된 시험 응시자들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 소재 K대 사범대를 졸업한 권씨는 인천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2003학년도 공립중등학교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의 공통사회 교과에 응시해 최저 점수(133점) 합격자보다 1.33점이 낮아 불합격되자 소송을 냈었다.
가산점제는 지난 91년부터 지방 사범대 육성 등을 위해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의 지자체는 지역 소재 사범대 출신자에게 5점, 충북은 3점, 경북 2.5점, 인천 울산 각 2점의 가산점을 줬다.
인천교육청에서 다시 항소할 것이라고 하니 역시 세상일이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은것 같다.
그러나 잘못된 것이 있으면 분노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녀석의 모습이 보기에 좋다.
One Response to “친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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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기 Says:
November 2nd, 2003 at 2003-11-02 | pm 01:49권모씨의 딸이라면 권이랑인가요? 이름이 참 특이하네…^^; 아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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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철
October 31st, 2003
음악 좀 들었다 하는 사람들은 신중현의 아들이자 시나위의 리드기타리스트인 사람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아쉽게도 이 분은 그쪽과는 거리가 좀 있다. 앞머리가 듬성하고 깡마른 체구에 잔잔한 목소리 그리고 항상 교실 뒤편 천장과 벽이 맞닿은 자리를 향하는 시선, 학창 시절 내게 시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다.
뜬금없게도 오늘에야 선생님이 제 4회 백석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게다가 2000년도에 발간된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를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했다는 우울한 사실도.
학교 다닐때만 해도 절필이니 뭐니 우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문단활동과는 거리를 두는, 초연한 시작(詩作) 태도를 고수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선생님이 문학상을 수상하신 사실을 알았을때 처음에는 다시 글을 쓰시게 된 동기가 궁금했고, 다음에는 ‘역시 선생님이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두편의 시집밖에 상재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알기로 시를 많이 읽는 사람들이나 평단에서 선생님의 평가는 대단히 우호적이다. 그리고 내게는 시를 암기의 대상이나 문제풀기식 뜻풀이에서 벗어나 시 자체로 볼 수 있도록 해 주셨던 고마우신 분이다.
언젠가 서점 갈 일이 생기면 선생님의 시집 두 편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무인도를 위하여’(1977)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2000)
무인도를 위하여
바닷물이 스르르 흘러 들어와
나를 몇 개의 섬으로 만든다.
가라앉혀라,
내게 와 죄 짓지 않고 마을을 이룬 자들도
이유없이 뿔뿔이 떠나가거든
시커먼 삼각파도를 치고
수평선 하나 걸리지 않게 흘러가거라,
흘러가거라, 모든 섬에서
막배가 끊어진다.
November 7th, 2003 at 2003-11-07 | am 10:22
뭐요.. 영화평론가로 돌아선것이오….. ㅡㅡ;;
November 7th, 2003 at 2003-11-07 | pm 02:49
‘1일 1영화보기’ 운동을 가열차게(?) 전개중이라오.
November 7th, 2003 at 2003-11-07 | pm 04:35
ㅋ 난 1일 1만화 보기 듕~ ㅡ,.ㅡ 지금은 팻숍오브호러즈에 푹~~역띄 잔인한게 져아~~으흐흐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