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July 28th, 2005

100명의 사람에게 미움을 받기 위해 100명을 모두 만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그 파문은 기슭까지 흘러가게 마련이다.

우스운 사람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때문에 약간씩 추춤거린다. 正進하자.

Leave a Reply

과장

July 27th, 2005

나는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탄화수소(HC), 미세먼지(PM), 일산화탄소(CO)에 매우 약한 몸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호흡곤란을 동반한 신체의 손상을 입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뿐만이 아니라 고등학교 친구 임모군, 사무실의 이모양, 동아리 선배 김모씨, 그리고 S전자 다니는 절친한 친구도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의 7~80%는 이와 유사한 고통을 받는다. 원인? 일부 전문가들은 위 성분이 혼합되었을때 생기는 유독가스가 원인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위 물질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유전자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으며, 또 어떤 이들은 고통은 일시적인 문제이며 시간이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단순히 취향의 차이라고 이야기하는 무식한 인간도 있긴 하지만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원인이 다양하니 해결책도 다양하다. 유독가스 중화제, 줄기세포배양을 통한 강한 유전자의 증식, 끝이 없는 시간 등등등… 그러나 어느것도 눈앞의 문제에 대하여 당장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자기의 주장과 입장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이제 패를 갈라 상대편의 목을 조르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안심하라. 하늘이 무너지면 물구나무를 서면 된다. 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알고 있다. 눈속임이나 미봉책이 아닌 유일 무이한 해결책.

길거리의 모든 차량을 불허(不許)하라!!!
I want fresh oxyzen

– 술집에서 흡연 금지 법안을 고려중이라는 기사에 문득 발끈하며… -_-;;

Leave a Reply

양장본을 혐오한다.

July 26th, 2005

퇴근길에 서점에 들렀다. 얼마전 구입했던 ‘폭력과 상스러움’을 다 읽었기에 다른 subway book이 필요해졌기 때문인데, 이리저리 가판을 둘러보니 인기코너, 베스트셀러코너에 익숙한 제목들이 눈에 띈다. 읽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대충 나온지는 10여년 안쪽의 책들인데 하나같이 양장본이다. 호화로운 표지와 그에 걸맞는 가격. 집에 있는 책과 한번 가격을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정말이지 비싸다. 내가 양장본을 싫어하는 이유는, 사실 초라하지만 오로지 그 가격때문이다. 구차하면서도 구차하지 않은 이유들도 있지만, 이게 좀더 현실적이다.

무라카미 류의 양장본들을 무심히 뒤적거리다 코인로커베이비스가 떠올라 카운터에 문의했더니 들어와 있는 책이 없다 한다. 그러면서 바로 인터넷교보문고에 접속을 하더니 책을 검색한다. 검색 결과가 화면에 뜨는동안 이야기해주기를, 예전에 절판되었다가 두 출판사에게 같이 나왔는데 한쪽에서 판권을 주장하는 통에 더 가격이 싼 출판사의 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다. 잠시후 검색 결과를 보더니만 다행히 재고가 있어 주문하면 내일이나 모레 들어올 것 같다고 덧붙인다. 뒤에서 스윽 보면서 나름대로 직원분에게 카운터를 날리는 마음으로 ‘아, 그럼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되겠네요.’ 회심의 일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직원분, 충격은 받지 않고 귀찮은 일 덜었다는 듯이 밝은 목소리로 ‘네~ 그러세요.’ 한다. 싼책으로 주문했다.

코인로커 베이비스 – 무라카미 류
보르헤스 전집 1 : 불한당들의 세계사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 전집 4 : 칼잡이들의 이야기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무료 배송을 위해 헉슬리를 끼워넣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예전에 잃어버린 후로 가끔 생각나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보르헤스는 군대시절 새벽 근무를 끝내고 몰래 읽었던 고참의 책이다. 재미없었다.

Leave a Reply

일상

July 24th, 2005

samsoon

삼순이 인기가 보통은 아니었나보다. 블로그 몇군데 돌아다녀보니 한집건너 이 그림을 걸어놓았다. 류시화, 가슴을 후비는 게 무엇인지 포착하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글도 잘쓰긴 하지만 좀 말랑말랑한 느낌. 하지만 그 감성이 때로는 너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中

오늘은 많이 피곤하다.

Leave a Reply

Auction

July 24th, 2005

현실에서 막무가내인 사람이 온라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나의 Auction Life를 중단시켰던 그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버렸다. 큰 기대도 없고, 미련도 없다. 부디 날도 더운데 더 열받는 일은 없기를 바랄뿐.

Leave a Reply

부메랑

July 23rd, 2005

대체적으로 나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단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공공의 이익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소수의 피해자가 존재한다. 엄밀히 말해 공공의 이익이란 그 소수를 제물로 쌓아올린 바벨탑에 불과하다. 도달할 수 없는 正義를 위한 끊없는 피해자의 생산. 피해자를 차치하고서라도 그 단어는 너무 정치적이다. 애초에 가치중립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 사회에서는 누가 사용하더라도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조선일보의 깡패짓도 역시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 권리를 목놓아 외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나는 이를 동음이의어라고 이해하고 있긴 하지만…-_-;;

그런 면에서 볼때 이번 사건은 그 엄청난 파장을 감안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좀 찜찜하다. 도청은 불법이지만, 도청된 테이프를 입수하는 과정은 합법적이다? 이런 논리가 국민의 알 권리라는 외피를 쓰고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리저리 떠오르는 생각은 많은데, 도무지 정리가 안된다. 아, 제길…. 머리 아픈 일은 질색이다. 깜빡할 뻔 했네, 난 이미 탈색된 인간인데….

어쨋건 자기가 만든 덫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꼴이다. 이런것을 부르는 전문용어가 있다. “쌤통”

Leave a Reply

좌절.

July 22nd, 2005

얼마전 들여온 수국이 끝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밖으로 이사했다. 자욱한 담배연기, 모니터에서 사정없이 뿜어나오는 전자파, 지독하게 뿌려대는 모기약, 결정적으로 한 늙어버린 청년의 체취에 잎사귀들은 아래쪽부터 서서히 시들어갔고 가지는 앙상해졌다. 더 이상 방치해두었다가는 뿌리까지 상해 죽어버릴것 같은 예감에 바로 ‘기적의 정원술사’ 어머니에게 수국의 회생을 부탁했다. 내가 가져간 수국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어머니는 뭐, 죽지는 않을꺼라시며 정원 한 구석에 조용히 치워두신다. 예의 ‘담배를 얼마나 피워댔으면…’ 원망스런 질타와 함께. 나는 수국의 나약함과, 그 수국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내 방의 저주스러운 상황들을, 그리고 거기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자그마한 비중을 설명하려다가 그냥 돌아섰다. 어쨋건 수국은 죽어가고 있는 중이니까.

다시 내 방은 건조한 기계문물들만 가득찬 피폐한 방으로 변해버렸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