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July 24th, 2005

삼순이 인기가 보통은 아니었나보다. 블로그 몇군데 돌아다녀보니 한집건너 이 그림을 걸어놓았다. 류시화, 가슴을 후비는 게 무엇인지 포착하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글도 잘쓰긴 하지만 좀 말랑말랑한 느낌. 하지만 그 감성이 때로는 너무 부러울 때가 있다.
…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中
오늘은 많이 피곤하다.
Auction
July 24th, 2005
현실에서 막무가내인 사람이 온라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나의 Auction Life를 중단시켰던 그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버렸다. 큰 기대도 없고, 미련도 없다. 부디 날도 더운데 더 열받는 일은 없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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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July 23rd, 2005
대체적으로 나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단어를 신뢰하지 않는다. 공공의 이익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소수의 피해자가 존재한다. 엄밀히 말해 공공의 이익이란 그 소수를 제물로 쌓아올린 바벨탑에 불과하다. 도달할 수 없는 正義를 위한 끊없는 피해자의 생산. 피해자를 차치하고서라도 그 단어는 너무 정치적이다. 애초에 가치중립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 사회에서는 누가 사용하더라도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조선일보의 깡패짓도 역시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 권리를 목놓아 외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나는 이를 동음이의어라고 이해하고 있긴 하지만…-_-;;
그런 면에서 볼때 이번 사건은 그 엄청난 파장을 감안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좀 찜찜하다. 도청은 불법이지만, 도청된 테이프를 입수하는 과정은 합법적이다? 이런 논리가 국민의 알 권리라는 외피를 쓰고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리저리 떠오르는 생각은 많은데, 도무지 정리가 안된다. 아, 제길…. 머리 아픈 일은 질색이다. 깜빡할 뻔 했네, 난 이미 탈색된 인간인데….
어쨋건 자기가 만든 덫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꼴이다. 이런것을 부르는 전문용어가 있다. “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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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
July 22nd, 2005
얼마전 들여온 수국이 끝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밖으로 이사했다. 자욱한 담배연기, 모니터에서 사정없이 뿜어나오는 전자파, 지독하게 뿌려대는 모기약, 결정적으로 한 늙어버린 청년의 체취에 잎사귀들은 아래쪽부터 서서히 시들어갔고 가지는 앙상해졌다. 더 이상 방치해두었다가는 뿌리까지 상해 죽어버릴것 같은 예감에 바로 ‘기적의 정원술사’ 어머니에게 수국의 회생을 부탁했다. 내가 가져간 수국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어머니는 뭐, 죽지는 않을꺼라시며 정원 한 구석에 조용히 치워두신다. 예의 ‘담배를 얼마나 피워댔으면…’ 원망스런 질타와 함께. 나는 수국의 나약함과, 그 수국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내 방의 저주스러운 상황들을, 그리고 거기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자그마한 비중을 설명하려다가 그냥 돌아섰다. 어쨋건 수국은 죽어가고 있는 중이니까.
다시 내 방은 건조한 기계문물들만 가득찬 피폐한 방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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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July 21st, 2005
곽현지 이렇게 연락이 안되서야..
최은경 RE: 오랫만이네, 친구
오랫만에 열어본 한메일의 메일함은 당신의 메일함이 그렇듯이 온통 스팸투성이다. 대출이나 세스영어, 무슨무슨 자격증, 스카이라이프, 기타 아랫도리를 불끈거리게 하는 제목들을 처리해버린 후 남은 것은 저 두개. 고민이다. 천박하게 광고문구를 외쳐대는 메일은 아니지만 그 형식과 세련된 느낌은 이미 익숙하다. ‘Re :’ 에서 보이는 노련한 장사꾼의 미끼. 이런 낚시질에 걸린다면 체면이 말이 아닌데…. 그렇다고 어부가 무서워 떡밥을 물지 않을쏘냐. 그리고 오늘은 왠지 예감이 좋다. 첫 뚜껑을 열었다. 받는이에 표시된 수많은 참조주소들… 굳이 내용을 읽을 필요도 없다. 바로 Back. 그리고 잠시 파닥거려주는 센쓰! 고민하다 두 번째도 열어본다. 오랫만에 받아보는 아주 오래된 친구의 편지. 그래 살다보면 이런날도 있는거지. 번호를 남겨두었길래 전화를 해보았더니 운전중이라 나중에 다시 건단다. 최은경과 운전? 지나친 부조화다. 그래도 너무너무 반가운 목소리. 세월의 무게를 저 멀리 내치는 그때 그 목소리.
Re 가 붙은 것을 보면 분명 내가 메일을 먼저 보낸듯한데, 기억에 없다. 낭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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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운동코스
July 20th, 2005
의정부에서 절대 가지 말아야 할 전철역중에 한곳, 석촌역.
의정부 북부역 최선두로 승차.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맨 후미로 이동.
7호선 후미로 승차후 건대입구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선두로 이동.
2호선 중간부분 승차후 8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4량 정도 전진.
석촌역 중간부분에서 하차.
석촌역 중간부분에서 승차.
지하차도를 걸어 2호선 맨 후미로 승차.
7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중간부위로 이동.
7호선 맨 후미로 승차.
1호선 승차를 위해 열차의 선두로 이동.
북부역 하차후 후미에 출입구 존재.
한량의 크기는 20m. 중간의 공간을 무시하고서라도 열차의 총 길이는 1호선 10량 기준으로 200m. 환승을 위해 걷는 양을 제외하고 단지 열차의 선두에서 후미로, 후미에서 선두로 이동하는 거리만 총 1.2Km. 오묘하게 설계된 환승구역을 걷는 거리도 이에 못지 않은 거리. 대략 2Km정도의 거리를 걷는데 소요한다. 가능하면 절대 두 역을 오가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단,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른 그 무엇보다 좋은 운동코스.
글로 써놓고 보니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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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July 19th, 2005
기억을 돌이키기가 민망할 정도로 오랫만에 책을 한권 샀다.
‘춤추는 죽음’ 시리즈를 눈독들이고 있었는데, 정작 손에 든건 ‘폭력과 상스러움’이다. 출간한지 3년도 넘은 이책을 구입한 이유는 사실 좀 개인적인 취향이긴한데 저맘때의 진중권이 한참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진중권 싫어하는 사람은 죽어라 싫어하고, 또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광적으로 좋아한다. 적어도 그에게 좋을락말락하는 어정쩡한 독자는 없어보인다.
대학 1학년때 영순선배가 사준-결국은 편집실 식구들이 모두 돌려본- 미학 오디세이이후 나는 어느정도는 진중권빠가 되어 버렸다. 후에 그가 보여준 모습들 역시 내가 보기에는 진중권다운 유머(실체는 모호하다.)를 가지고 있었고, 극단을 걷는 그의 비유와 은유를 나름대로 이해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김규항씨와는 약간 다른면에서 그는 매우 유쾌한 사람이(었)다.
한줄요약 : 오랫만에 책을 샀다.
아주 잠깐 책의 구입을 망설였다. 내용이나 출판일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그의 정면사진을 감당하기 힘들어서였다.

——
추가
표지 이미지를 찾으러 yes24에 갔다가 한 고등학생 독자의 글이 좋길래 퍼온다. 다른 무엇보다 책의 재질이 지나치게 좋다는 지적에 동의 한표. 이 학생 이제 국문학도가 되어 있으려나? 가볍게 추천하나 누르려는데, 페이지가 도무지 열리지 않는다.
진중권, 그의 통렬한 비웃음
bbobbona 님 | 2004-01-05 | 책내용 ★★★★ 책상태 ★★★저는 이제 18살이 되는 국문과를 지망하고 있는 여고생입니다. 본디 책을 좋아하는 성미라, 주저앉고 고른건데요. 주위에 있는 국어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아웃사이더의 편집자로서 우리에게 더욱 유명한 분이시죠. 나이와 맞지 않을만큼 당당하고 정정한 모습. 그의 성격을 한눈에 대변해 주는 표지 인것 같았습니다. 단지 아쉬운점은요, 책 재질이 지나칠만큼 좋다는 거에요. 덕분에 비싼값으로 책이 나가는 거겠지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읽기엔 벅찬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출신은 따지려는건 아니지만, 역시 대단하더군요. 집에있는 사전으로는 해결이 안되서 도서관까지 찾아갔을 경우니까요. 일단 단어뜻을 파악하니 내용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가 뭐라 설명할수 없을 정도의 감동이구요, 진정한 지식인은 정말 몇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입바른 소리하는 사람 거의 없는 요즘세상, 아웃사이더들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제가 되었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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