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에 대한 과도한 집착

TrackBack링크를 달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아니 갑자기 생각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pMachine을 사용할때부터 웬지 모를 표준에의 갈망은 분명 있었다. 그 갈망이 다른 문제와 부딪힌 적이 없었기에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을 뿐이지…

TrackBack링크는 사실 페이지로의 직접적인 링크는 아니다. 원본글에 원격 코멘트를 달기 위해 필요한 주소이다. 제 3자가 이 블로그에 코멘트를 달기 위해 TrackBack 링크를 복사해서 자신의 폼에 붙여넣으면 되는 그런 문자열일 뿐이다. 보통 이와같은 경우 마우스로 주소를 선택하고 복사를 해야 하는데 약간 귀찮기도 하고, 가비지 문자열이 복사되기도 하는등 아주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지금처럼 클릭을 하면 바로 클립보드에 TrackBack주소가 복사되는 방식이다. 복사가 잘못된다거나 하는 문제는 전혀 있을 수 없고, 마우스 클릭도 줄여줄 수 있는 나름대로 상당히 편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validator에서 에러를 뿜어내는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문제를 해결하긴 했지만, 어렴풋이 이게 정상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너무 고지식하게 표준에 집착하고있는 것은 아닐가 하는 자괴감과 함께 과연 표준과 유용성이 배치되었을때 나는 과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거대한 -그렇지만 그다지 깊지 못한 – 고민에 휩싸였다. 나는 표준을 지키지 않은, 그래서 일부의 브라우저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웹페이지들에 대해서 그렇게 큰 적대감은 없다. 내 블로그가 표준을 지키지 못한다고 해서 부끄럽거나 미안하다는 감정도 솔직히 말하자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나는 표준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왜 소스 코드 몇줄 바꾸면서 내내 validator 돌려보는 소심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일까? 난 너무 표준을 위한 표준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찌되었든 문제는 해결되었고, 블로그도 거의 완성단계라 이제 문제가 될 부분도 별로 남아있지 않다. 그러므로(그러나) 나의 고민은 여기서 종료다. 나는 계속 표준을 지킬 것이다. 여기저기 곁다리 놓고 빠져나가는 융통성이 내게는 별로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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