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라보기 & 이야기하기

나는,

겁장이다.

물론 나는 귀신이 무서워 산길을 걷지 못한다거나, 무덤가를 피해간다거나 하는 식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을 대하고, 사람과 이야기하는데 있어 진정으로 솔직해 본 적이 없다. 무섭기 때문이다. 겁장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익명성도 나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무런 nick이나 걸고 말이 되지도 않는 이야기를 찌끌이던가 아니면 좌충우돌하며 내 소신을 밝히는 그런 행동을 해본 적이 없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찌질이가 되는 것은 겁이 난다기보다는 혐오하기 때문이며, 이런저런 충돌을 겪으며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겁이 나기 때문이다. 사실 약간 귀찮기도 하거니와…

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는 글에서는 비판과 비난을 비껴가는 그저 그런류의 이야기만 풀어놓는다. 가끔 피가 머리위에서 솓구칠때 욕설 몇마디 내뱉는것 외에는 나는 아주 조용하고 사리분별 잘 하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잘 하는 것들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이것도 물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경우 이것이 내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택한 차선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내가 보는 세상과 내가 말할 수 있는 세상은 단순한가? 내 머리속에 담긴 세상은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내 입을 통해서 나가는 세상은 간단명료하며 단순하다. 한두마디 말로 사건(사람)을 재단하고, 판단하고 비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비겁한 짓이다.

나는 아직도 많은 공부를 더 해야한다. 그러기위해서 침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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