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낭패

혼잡한 거리.
신호등에 걸려 기어를 풀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내일은 뭣을 하고 논다냐? 골몰히 생각을 하는중에 전방 파란불! 잽싸게 기어를 넣으려고 오른손으로 기어를 잡고 왼발로 클러치를 밟고, 밟고, 어, 밟아야 하는데… 클러치가 어디갔냐?-_-;;; 쑥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클러치, 왼발은 허공을 가르고 있고. 뒤에서는 온통 빠라바라바라밤~~~~~ 안그래도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나는데 갑자기 식은땀이 홍수처럼 흐르면서, ‘어, 어, 어, 으악ㅠㅠ’

처음 당해보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이대로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일단 차에서 내림. 차 뒤로 가서 비굴하게 머리를 숙이고 손을 좌우로 휘저으며 ‘비켜가세요ㅜㅜ’ 이리저리 전화하고 동생 불러서 차 밀고, 결국은 정비소로…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큰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나의 잘못으로 문제가 생긴것도 아닌데 왜 내가 그토록 죄인이 되었어야 하는가하는 생각에 약간 기분이 얄딱꾸리하다. 아직도 심장은 두근반 세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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