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찌질하다.

Pixelpost를 깔짝거리며 이리저리 사진을 올리다가, 난 참 찌질하구나 하는 생각에 손발이 오그라든다. 참 웃기지도 않게 개나소나 무거운 DSLR을 걸치고 다니며 셔터를 날리는 좋은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그 덕에 나도 분수에 맞지 않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 무심코 날린 셔터는 어디로 사라지지도 않고, 외장하드 폴더안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노출이니 구도니 따지며 논하는 것은 좀 더 그럴싸한 아마츄어에게나 통하는 법. 무식하고 허섭한 내 사진속에서 그런 고매한 단어들은 도무지 설 자리가 없다. 수년 전의 사진을 -약간의 비웃음과 쪽팔림을 수반하면서- 보며 얼굴은 붉어지지만 추억과는 약간 다른 아련함 같은게 느껴진다. 그래, 나는 찌질하다. 개나 소나 들고 다니는 DSLR을 들고 다니는 나는 개나 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시간, 내 기억까지 흔해 빠진것은 아니다. ㅋ 그래서?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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