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강화

“>

참고로, 책값은 4000원.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면 우송료 1000원. 총 5000원에 이 보물을 품에 안을 수 있다. 제목의 강화는 강화强化 – [명사] [하다형 타동사][되다형 자동사] 모자라는 점을 보완하여 이제까지보다 더 튼튼하게 함,또는 튼튼하여짐. – 가 아니라 강ː화(講話) – [명사] [하다형 타동사] (어떤 주제의 내용에 대하여) 강의하듯이 쉽게 풀어서 이야기함,또는 그 이야기. – 라는 점에 유의할 것.

불과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월북작가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알고 있지만 말할 수 는 없는 사회적 금기에 속했었다지만, 적어도 무지에서 비롯한 나의 책읽기는 그런 금기의 벽을 얼씬거려 본 적도 없다. 그만큼 거부감이라던가 경외감을 느낄 기회가 없었다는 말이다. 하긴 ‘피바다’나 ‘한 자위단원의 운명’ 같은 책들을 나는 별 어려움이나 두려움도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어쨋든 이용악이나 임화같은 사회주의 성향의 문인들을 좋아하는 까닭에, 이태준은 ‘해방전후’외에는 이렇다할 판단의 근거는 없었지만 단순히 월북 작가라는 이유로 더 신뢰가 갔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또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책의 내용도 아주 좋다. (한가지 열받는 사실은 남한에 남아있던 문일들이 가졌던 친일성이나 반 민족적 성향에 비해 비록 이념에 경도되었다고는 하나 민족의 자존과 하층민의 고통을 알았던 월북작가들이 아직까지 그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말 1939년도에 쓴 책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날 정도로 세세하고도 담백하게 글을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논술 학원 혹은 글쓰기 과외가 횡횡하는 이때에 역설적이게도 훌륭한 글쓰기 책이 없다는 사실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게 한다. 부디 책을 사거들랑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놓은채 감상에만 젖지 말고 항상 읽을 수 있는 곳에 놓아두고 두고두고 읽어보기를….

BONUS

북쪽 – 이용악

북쪽은 고향
그 북쪽은 여인이 팔려간 나라
머언 산맥에 바람이 얼어 붙을 때
다시 풀릴 때
시름 많은 북쪽 하늘에
마음은 눈감을 줄 모르다

오랑캐 꽃 – 이용악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 태를 드리인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 –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졸짝을 구름이 흘러
백 년이 몇 백 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게
울어보렴 목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4 thoughts on “문장강화

  1. 그런가요? ^^;
    그런데 뉘신지…, 처음 뵙는 분이로군요. 블로거시라면 트랙백을 날려주세요. ^^

  2. Pingback: 돌핀호텔의 기억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