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comment’ 에 관대하지 못한 사회

긍정도 부정도 하기 힘든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많은 방법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일명 “쌩까기” 이지만, 카메라가 돌아가고 많은 사람들의 눈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쌩깔”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우연히 보는 TV의 한 프로에서 한 연예인에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사회자가 했고 그 사람은 “no comment”라고 응수했다. 아마도 그 연예인이 할 수 있는 – 정직한 진술을 포기한 상태에서 – 유일한 방법이었을텐데, 사회자는 문맥속에서 no comment = yes 라고 단정지어버렸다. 방청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어디 한군데 내뺄곳이 없는 그 연예인은 그냥 웃기만 하고…

개인의 사생활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은 가치다. 그러나 그 가치가 온전히 보호받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타인을 존중하려는 의식이 뒷받침되어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은 보통 높은 수준의 경제적 발전의 토대위에서만 가능하다. 경제규모등에서는 높은 지표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의식은 저개발국가의 일반성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사생활은 웃고, 즐기고, 벌주기 위한 하나의 근거 이상은 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식에 고저가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분명 한국사회의 보편적 의식은 그리 높지 않다. 하긴 한국사회의 물적토대가 아직 후진성을 털어버리지 못한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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