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돌이키기가 민망할 정도로 오랫만에 책을 한권 샀다.
‘춤추는 죽음’ 시리즈를 눈독들이고 있었는데, 정작 손에 든건 ‘폭력과 상스러움’이다. 출간한지 3년도 넘은 이책을 구입한 이유는 사실 좀 개인적인 취향이긴한데 저맘때의 진중권이 한참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진중권 싫어하는 사람은 죽어라 싫어하고, 또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광적으로 좋아한다. 적어도 그에게 좋을락말락하는 어정쩡한 독자는 없어보인다.
대학 1학년때 영순선배가 사준-결국은 편집실 식구들이 모두 돌려본- 미학 오디세이이후 나는 어느정도는 진중권빠가 되어 버렸다. 후에 그가 보여준 모습들 역시 내가 보기에는 진중권다운 유머(실체는 모호하다.)를 가지고 있었고, 극단을 걷는 그의 비유와 은유를 나름대로 이해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김규항씨와는 약간 다른면에서 그는 매우 유쾌한 사람이(었)다.
한줄요약 : 오랫만에 책을 샀다.
아주 잠깐 책의 구입을 망설였다. 내용이나 출판일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그의 정면사진을 감당하기 힘들어서였다.
——
추가
표지 이미지를 찾으러 yes24에 갔다가 한 고등학생 독자의 글이 좋길래 퍼온다. 다른 무엇보다 책의 재질이 지나치게 좋다는 지적에 동의 한표. 이 학생 이제 국문학도가 되어 있으려나? 가볍게 추천하나 누르려는데, 페이지가 도무지 열리지 않는다.
진중권, 그의 통렬한 비웃음
bbobbona 님 | 2004-01-05 | 책내용 ★★★★ 책상태 ★★★
저는 이제 18살이 되는 국문과를 지망하고 있는 여고생입니다. 본디 책을 좋아하는 성미라, 주저앉고 고른건데요. 주위에 있는 국어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아웃사이더의 편집자로서 우리에게 더욱 유명한 분이시죠. 나이와 맞지 않을만큼 당당하고 정정한 모습. 그의 성격을 한눈에 대변해 주는 표지 인것 같았습니다. 단지 아쉬운점은요, 책 재질이 지나칠만큼 좋다는 거에요. 덕분에 비싼값으로 책이 나가는 거겠지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읽기엔 벅찬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출신은 따지려는건 아니지만, 역시 대단하더군요. 집에있는 사전으로는 해결이 안되서 도서관까지 찾아갔을 경우니까요. 일단 단어뜻을 파악하니 내용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가 뭐라 설명할수 없을 정도의 감동이구요, 진정한 지식인은 정말 몇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입바른 소리하는 사람 거의 없는 요즘세상, 아웃사이더들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제가 되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