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대충 다섯가지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해결되는 것은 세가지 정도.
풀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그런 것들의 생명력은 끊질기다.

아. 아. 아. 아. 아.

외치고 싶지만…. 나는 겁장이다.

공허

감정이 메마른, 나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 공허는 참으로 맞딱드리기 껄끄러운 상대다. 뭔가 휑한 느낌이긴 한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뭐라 할 수도 없고, 의미없는 것과 의미있는 것의 구분도 못하겠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며, 모든 일이 귀찮아져버리는 이 독특한 정신상태. 뭐 공허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이 되었건간데, 나는 지금 공허하다. 몸과 머리가 따로 놀아버리는 이런 젠장맞을 상황은 어떤 않좋은 상황(들)이 절정에 달했을 때 주로 복병처럼 튀어나와 직장생활에 대한 혐오로 시작해 결국은 내 삶의 무의미-존재자체가-에 대한 자조로 끝을 맺는다. 구체적인 사실을 하나씩 정리하다보면 결국은 해결된다는 것을 그동안 몸으로 배워왔음에도, 막상 그 정점에 서있는 지금같은 상황은 그저 끝없이 침전하고 있다. 누군가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이 애처로운 상황은,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면 또 달라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무어라 명확히 정의내리기 힘든 이 어정쩡함. 당장 이 글만 봐도 호응이나 문맥이 전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지 않은가!!! 아, 돌아버리겠네…

– 사실 이 공허의 정체는 외로움이 아닌가 싶긴 하다.